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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cer

근대 축구 전략의 변천사로 본 미래의 축구 전략 탐구_5

by 솬씨티 2020. 7. 28.


(4) 1950s ~ 1960s :헝가리의 MM 시스템과 브라질의 4-2-4



 1950년대 초중반을 풍미했던 ‘매직 마자르’ 헝가리는 WM 시스템의 한계를 벗어난 최초의 팀으로 기록되어 있다. 당시 헝가리의 지휘봉을 잡고 있던 구스타프 세베스 감독은 “상대 팀 선수 1명을 아군 1명이 상대함으로써 철저한 역할 분담을 이끌어낸다”는 WM 시스템의 기본 원리에 일찍부터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 철저한 1:1 전담 체제를 통해 보다 안정된 공수 밸런스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경기를 마음먹은 대로 이끌어 가기엔 축구는 너무 변화무쌍했다.


세베스 감독은 WM 시스템의 기본 원리를 뒤집어 생각함으로써 그 파해법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 즉, 철저한 1:1 전담 체제를 통해 공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된 전술을 바탕으로 2:1, 3:1과 같은 수적 우위를 확보함으로써 상대 팀의 1:1 체제를 무너뜨리는 것이 WM 시스템의 파해법이었다는 이야기다. 그 결과 세베스 감독은 WM 시스템을 개량하여 MM 시스템으로 발전시키는 한편, 공격진에 ‘포지션 체인지’라는 새로운 방법을 도입시켰다.

MM 시스템


세베스 감독의 MM 시스템은 센터포워드를 상대의 스토퍼의 마크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 미드필더지역으로 내렸고 그대신 양측면 미드필더들이 그 공간을 채웠다 (김호곤, 배명호, 2000). 최근들어 등장한 제로톱과 비슷한 의도라고 볼수 있다. 센터포워드에게 주어진 임무는 미드필드 깊숙한 지역까지 내려오거나 측면으로 넓게 벌림으로써 상대 팀의 센터백을 박스 바깥쪽으로 끌어내는 것이었다. 이렇게 히데쿠티가 만들어낸 공간을 인사이드 공격수인 페렌츠 푸스카스와 코치슈, 혹은 윙포워드 치보르가 유기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헝가리 공격 전술의 핵심 포인트였다. 그 결과 ‘MM’ 헝가리는 ‘WM’ 잉글랜드를 웸블리에서 6-3으로 완파(1953년)하며 전 세계 축구계에 충격을 가져다줬다.



 한편 1954년 월드컵의 헝가리 팀을 유심히 지켜 본 브라질 출신 지도자들은 이 전술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브라질은 헝가리 측과 활발히 교류하는 한편, 세베슈 감독과 구트만 감독이 기초를 다져놓은 4-2-4 이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헝가리 출신 지도자들은 “WM 시스템의 파해법이 MM 시스템의 포지션 체인지라면, 그 MM 시스템의 포지션 체인지에 대한 수비적인 대비책도 반드시 준비해둬야 한다” 며 연구와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었다. 세베스와 구트만을 비롯한 헝가리 지도자들이 도출해낸 결론은 “포지션 체인지는 대인방어가 아닌 지역방어로 대처해야 한다.”였다. 왜냐하면 한 명의 선수가 다른 한 명의 상대 선수를 철저히 전담 마크하는 대인방어 체제에서는 기술적 열세를 극복해내기가 쉽지 않았고, 상대 팀의 콤비 플레이에 공간을 내줄 가능성도 그만큼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비수들이 상대 선수가 아닌 자신이 맡은 일정 범위의 지역을 기준으로 움직인다면, 상대 팀의 다양한 공격 방법에도 수비 밸런스를 유지하기가 훨씬 더 용이했다.

4-2-4 포메이션

 브라질의 페올라 감독은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4-2-4 시스템을 완성시켰다. 수비진에 3명이 아닌 4명의 수비수를 포진시킴으로써 지역방어 체제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한편, 2명의 미드필더(더블 볼란테)는 상대 진영과 자기 진영을 부지런히 오가는 움직임을 통해 공수 양면에 걸쳐 수적 우위를 만들어냈다. 가운데 두명의 미드필더들에게 강한 체력이 요구되어지면서 공격과 수비시에 항상 6명이 확보되도록 했다 (Ralf Peter, 2007). 결국 브라질은 4-2-4를 바탕으로 펠레와 가린샤를 앞세워 1958년 월드컵과 1962년 월드컵을 2연패하며, 세계 축구의 전술적 패러다임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유럽 국가들은 1950년대 후반 들어 브라질이 세계 최강으로 떠오르자 4-2-4를 빠르게 받아들여 WM 시스템의 한계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화시킨 장본인은 ‘4-2-4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헝가리 출신의 벨라 구트만 감독이었다. 구트만 감독은 포르투갈의 벤피카를 60/61, 61/62 시즌 챔피언스컵 2연패로 이끌며 레알 마드리드의 ‘저승사자 시대’에 종지부를 찍었고, 4-2-4 축구를 바탕으로 새 역사를 창조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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